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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4_2006 집 앞 풍경

[횡포] Hey,  |  2006/07/21 12:40
여성주의 바닥에서 한 걸음만 멀어진다면,
여성주의는 금세 감추어야 편한 신념이 된다.

처음 학부 입학했을 때
고등학교 때부터 여성운동에 관심이 지대했다는 내 프로필이 사람들을 인상깊게 했고

원총에 지원할 때에도
여성주의 냄새가 나는 내 프로필에 모두들 긴장했다고 한다.

솔직히 원총여가 따로 있었다면 난 거기로 갔을 거다.
학부 때 제대로 못 해 봤던 것에, 늘상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솔직히 날 만난 누구도
내게서 불편한 여성주의의 냄새를 쉬 맡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나의 다소(!) 좌파적인 신념도 잘 읽을 수 없을 테니까.

생각해 보면 치열했던 학부 때에도 그랬다.
거나하게 술 한 잔 걸치지 않으면,
전국을 누비며 시위에 참가하고 취재를 해도-
구석의 담론 하나로 며칠을 고민해도-
운동권 총학을 그렇게 편애했어도-
난 그렇게 냄새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보수를 향하지 않는 신념들을 불편해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그 신념들이 끝내는 변절되기를 바라며 주시한다.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편한 신념들에 관대한 척하며 짓밟아가는지를 오랫동안 보아왔다.
사람들은 언제나 관용이라는 이름으로 담배불을 짓이기듯 비열하게 그 불씨를 꺼버리려 애를 쓴다.
사실 아주 사소한 한 마디에도 이 애처로운 신념들은 휘청거릴 수 있다.

내게 내 신념들에 대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신념을 가진 자로서 많은 것을 체념하게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로운 것은, 이러한 사실이 신념을 잃지 않게 하는 데 가장 유용하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나같은 부류를 조용하게 만드는 데에,
나는 내 신념을 잃지 않는 데에,
이 침묵을 허용한 셈이다.
[횡포] Hey,  |  2006/07/17 23:47

그렇게 해서라도
이런 나를 변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마음만으로는
무엇도 이룰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내가..

[횡포] Hey,  |  2006/07/12 19:44
은하님 블로그에서 과 학생회가 망해간다...는 포스트를 보고
어찌 과 학생회가 망해가지? 하고 의아해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학부 때 울 과도 그리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

은하님네 과 학생회가 전같지 않아진 것은 광역화 때문이라는데,
울 과는 학생운동의 쇠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
그러니 은하님 블로그에서 (과거에 빡셌던 ㅡ,,ㅡ) 누군가가
운동이 망했으니 학생회가 의미없다고 비아냥 거렸던 것도 전혀 이해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사실 울 과 학생회의 사소한 (전통이라 부르던)관례 하나하나가 운동권 문화의 산물이었다.

이제 치열했던 시절을 지나 새로워지고자 한다면,
남아있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에 애정을 가져 주었으면..
모든 것을 부정하면서 우리의 현재를, 우리의 과거를 허무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운동이 죽었으니 학생회도 숙명적으로 그래야한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누구도 말할 수 없도록,
이 토양으로 학생회가 다시 혁신되기를 바란다.
[횡포] Hey,  |  2006/06/24 13:43

· 사건일시 : 2002년 6월 13일.
· 사건장소 :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2학 앞에 영정사진 놓고
열심히 선전물을 만들곤 했었지만,

사람들은 자주 오가는 2학 앞에
검은 영정사진이 무섭다고
부러 쳐다보지 않았다.

새파랗게 어린 신입생이었던 나는
그런 사람들이 무서워
부러 사람들의 눈을 쳐다보지 않았다.
[횡포] Hey,  |  2006/06/13 12:34
FTA

반대.
결사반대.
무조건반대.
[횡포] Hey,  |  2006/06/06 12:11

은하님 블로그에서 반내 여성주의 학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과사무실 앞에 붙은 자보를 보니까,
이번에 울 학교 총여학생회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었다더라.
물론 학부쩍에 과 여학생회도 전통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형식적 기구였고.

문득 예전 일들이 떠오르는데..
잘못된 페미니즘에 경도되어 있을 때에는,
발렌타인데이가 화이트데이에 선행한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었다.
(지금은 사람됐지..)

학부 때 인선논의의 결과로 총여학생회 재건하겠다고 나섰을 때,
전국에 있는 대학 내 언니들이 손을 내밀었다.
은하님 표현대로 그 언니들에 너무나 감사했다.

뜬금없이 한 마디 하자면,
매년 8~9월에 (주로 9월) 열리는 월경페스티벌은 정말 멋진 행사다.
가능하면 언제든 기획단으로 참여해보고 싶을만큼.
(자봉단은 참여해봤으니..)

세상이 여성주의를 사랑하길 바란다.

[횡포] Hey,  |  2006/05/26 23:11

울 동네 민노당 후보는 당만 있고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오롯이 당의 집단적 대표성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원래 민노당의 정치적 스펙트럼 자체가 다양하니까 더욱 의문스럽다.

당신은 누구인가.
궁금하다.
[횡포] Hey,  |  2006/05/26 20:40

*

학부 3학년 때, 5·18을 주제로 수업을 준비했었다.
그땐 정말 5·18이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에 분개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의 우리 민주주의가 서글퍼서 운다.

**

5·18 관련 노래 중에서 오월의 노래2가 제일 좋다.
광문협에서 내놓은 것도 좋지만, 최도은씨 노래도 아프지만 꿋꿋해서 좋다.

***

5·18이 1980년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 때 내가 존재하지 않았었다는 것도.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다.

****

오늘같은 날은 모니터 가득 5·18 영상을 보면서 홀로 술 한 잔 해야 한다.
그게 슬픈 사회를 사는 나에 대한 예의다.




이어서 음악듣기

[횡포] Hey,  |  2006/05/18 14:31

출마 당시 프로필

서울대 황라열 총짱은 10일 서울대 총학생회의 이름으로,
한총련의 탈퇴와 모든 학생조직과의 분리를 공식 선언했다.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운동방식,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
등으로 다수 학생의 관심과 괴리되면서 학생회 주인인 학우
들을 학생운동 객체로 전락시켰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로써 서울대는 한총련 탈퇴와 함께 연대회의, 전학협, 한대련 등의 학생정치 조직과도 자동 분리되었고,
임기 내 가입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황짱이 기자회견 당시 설명한,
1) "학생회비 상당액이 이들 조직을 위해 쓰였"고,
2) "불공정한 후원 계약 대행으로 중개료를 뜯겨왔다"며
3) "기업체 후원, 광고를 직접 계약방식으로 바꾸겠다"는
표현에는 그야말로 아연실색했다.

얼마 전 최홍재가 쓴
"청춘을 파괴적 이론에 바치지 마세요"라는 칼럼을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지 대체 얼마나 되었던가.

이렇게 날 놀라게 한 그는
교내 과자자판기, 정수기, 교통카드 충전소 설치 등을
주공약으로 내세우며 "다수 학생"의 관심에 영합 중이다.

온갖 이력을 가진 그가 당선되었을 때에는
콧방귀도 뀌지 않던 나는
정작 그가 당선된 이후의 활동에 왜 이토록 참담해 할까.

그건 솔직히 전혀 새로운 논리가 아니었다.
황짱, 그건 내겐 너무 익숙한 논리.

학부 때 그 진부한 노선대립을 할 때에
결국 정권을 쟁취한 우리 노선이 가장 비판받았던 것도
바로 당신이 비판한 그 진부한 이유들.

운동권이라서,
그런 복지 따위에 관심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 삥뜯긴 자금들 덕에
우리의 민주주의가 연명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탈퇴 자체는 대단한 것도, 아무 것도 아니다.
어차피 서울대는 쉽게 발뺄 수 없었던 입장이었을 뿐.
그러니 탈퇴 이후 청사진을 제대로 보여달라.

제길.
솔직히 진짜 화가 나는 건,
당신들 신문은 보는거야? 아님 뉴스라도?
평택에선 사투가 벌어지는데, 이제 곧 5·18인데,
꼭 이 뜨거운 5월에 이래야 하는 거였나 하는.

이 뜨거운 5월에.

[횡포] Hey,  |  2006/05/14 22:34